삼성·현대차 등 AI 활용교육 확산
자체 개발한 교육 통해 인재 육성
교육기관 AI강의도 5년來 40배↑
X세대 수강생, MZ세대보다 많아직장인 등 성인 교육기관인 A업체는 지난 2020년 5개였던 인공지능(AI) 강의를 200개로 확대·개설했다. 40배 폭증이다. 수강생 1위 연령대는 중장년층인 45~54세(24.6%)다. X세대들이다. 구직활동이 가장 활발한 연령대인 MZ세대(25~34세, 22.3%)보다도 많다. 1990년대 PC·인터넷 대격변을 겪었던 세대인 만큼 'AI 리터러시(이해 및 활용 능력)' 확보가 직장인들의 필수적 생존역량이 될 것이라는 점을 빠르게 간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올해를 기점으로 삼성, SK, LG,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기업을 중심으로 생산성 향상을 위한 도구로 AI 활용교육이 확산되면서 'AI 리터러시 열풍'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AI 활용과 관련된 컨트롤타워인 'AI 생산성 혁신 그룹'을 신설했으며 각 사업부별로 AI 시대 '첨병' 격인 300명 규모의 AI크루를 뽑아 AI 활용을 통한 업무성과 향상을 유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제도 시행 1년이 되는 내년 상반기까지 가시적 결과물을 얻는다는 목표다.
LG 및 SK 계열사 등은 사내 AI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LG전자는 생성형 AI 입문과정부터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챗 엑사원(EXAONE) 등을 실제 업무에서 적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온·오프라인 교육을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총 3단계로 구성된 AI 심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AI 중심 사업지주 회사로 전환을 추구하고 있는 SK네트웍스는 총 4단계로 AI 리터러시 교육을 세분화했다. 직원들의 반응은 뜨겁다. 최태원 SK 회장은 최근 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AI에 어떻게 적응하느냐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생존이 달린 문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과 GS그룹도 자체 AI와 관련된 업무 적용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GS는 오픈이노베이션 그룹인 '52g' 소속 인재 약 80명(52g 크루)이 각 계열사에서 AI와 현업을 접목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허태수 GS 회장은 지난 16일 "기술변화에 둔감하면 임원 자격이 없다"며 피지컬 AI 등 신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 강화를 주문했다.
발빠른 곳들은 AI를 통한 제조업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임직원 '디지털 트윈(DT)' 역량 향상을 위해 DT역량 인증시험을 운영 중이며 데이터분석 전문가, 빅데이터 분석기사 등 각 공인 급수에 따라 인사 시 가점을 부여하고 있다. 급수 상향 자격 취득 시 개인별 축하선물도 제공하고 있다.
반면 중소·중견기업, 지방 소재 기업 등을 중심으로 AI 리터러시 경쟁에서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성동구의 한 중소 IT업체 대표는 "AI의 필요성은 알지만 인력도 시간도 빠듯하다"며 "지금 쫓아가지 못하면 수준이 더 벌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 세일즈포스 조사에 따르면 직원 10명 중 7명이 "AI를 배우고 싶지만 교육 기회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의지는 있지만 기회와 환경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경전 경희대 AI·비즈니스학과 교수는 "경영진이 AI의 생산성 향상 효과를 경험했느냐에 따라 앞서나가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곳이 갈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경제인협회 제주포럼 연사로 나선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도 "AI끼리 일하는 A2A(Agent to Agent) 시대가 오고 있다"며 "경영진의 의지가 한층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임수빈 조은효 기자